머리 회전이 잘 안 된다.
사람 말귀도 잘 못 알아 듣고, 곧이 곧대로 믿는다.
융통성도 별로 없고
경험도 미천하고..
체력까지 약하다.
그냥 한숨만 나온다.
사자새끼로 태어났으면 벌써 어미가 벼랑으로 떨어뜨렸겠지 ㅠㅠㅠ
루저..
난 루저다.
이젠 눈물도 나지 않는다.
루저임을 인정하고, 지금 현재의 내 모습을 받아들이고,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할 수 밖에 없다.
비루하고 초라할지언정
내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, 내 직관을 믿고 뚜벅뚜벅 걸어가는 수 밖에...
내 두 다리가 성치 않아 느려터져도 그 느린 걸음으로라도 걸어갈 수 밖에 없는 거 같다.
나한테 남아있는 건 지금 이 순간 뿐인 거 같다.
과거로 거슬러 올라가지 말고, 미래를 바라지도 말라.
과거는 이미 버려졌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.
그 대신 현재 일어나는 상태를 잘 관찰하라. 정복되지 않고 흔들림 없이 알아차리면서 수행하라.
오늘 해야 할 일에 열중해야지 내일 죽을지 누가 알겠는가..
이 말을 마음 속에 새겨 넣고 매 순간을 살아야 한다.
정복되지 않고 흔들림 없이 알아차린다는 건.. 어떤 의미일까
내 마음이 외적인 그 무엇으로부터 정복되면 안 된다는 뜻일까..
외부로부터 영향을 받아 생기는 내 감정을 알아차리고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뜻일까..
정확한 뜻도 모르면서 마음 속에 새기네.. 어쩌네 ..그러고 있구나...ㅎ
작년 1년 내내 마음이 울적해지거나 하면 드라마 속 하루의 모습을 찾아 보았다.
지금도 하루가 생각난다.
처음엔 특정 장면들을 좋아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하루의 모습 그 자체를 보고 싶어하게 되었다.
열심히 일하는 모습..
대화하는 모습..
슬퍼하는 모습..
참아내고 있는 모습..
동료들에 둘러싸여 있는 모습..
그냥..
하루의 모든 것을 다 좋아해버린 거 같다.
만약 하루 역할을 유타카가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 했어도 이렇게 좋아했을까..
지금 이 순간도 하루가 보고싶다.
카나코 엄마가 카나코에게 "너 하루 안 봐도 돼?" 라고 걱정스럽게 물었을 때
카나코가 " 보고 싶어" 라고 무심코 내뱉던 말이 새삼 떠오른다.
하루가 현실엔 없고 드라마에만 존재할지라도 상관없다.
내가 이렇게나 위안을 얻고 있으니까 말이다.
근데..
이런 내 마음도 정복당한 건가......
드라마 캐릭터에서 살아갈 힘과 위안을 얻다니...ㅠㅠㅠ
그치만 현재로선 달리 위안을 얻을 곳이 없다.
우습지만 어쩔 수 없다.
2012년은 나름 행복했었다.
내 삶은 물론 초라했지만 그래도 분명 즐겁고 행복한 순간이 있었다.
아마 조물주가 나에게 약간의 행복을 맛볼 수 있도록 배려해 준 게 아닐까 싶다.
이제 그런 행복이 다시는 나에게 찾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든다.
어찌됐든 올 한 해도 살아야하고, 또 어찌 어찌 살아지겠지만
작년에 느꼈던 작은 행복들이 많이 그리울 거다.
2013년이 최악이 아니길 ..
최악만 면할 수 있어도 다행이니까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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