겨우 글을 써본다.
좀 힘이 들어서 ..
체력이 너무 안 따라준다.
언제나 체력이 문제다.
엄마가 대상포진에 걸리셨다.
건강하고 강하던 우리 엄마가...
손에 물한방울 안 묻히는 내가 음식을 차리려니 좀 힘들었다.
엄마는 나에게 어떤 존재인가..
나의 모든 것이다.
우리 엄마는 한마디로 말하자면 ...
엄청 강한 엄마다.
엄마로서 갖춰야 할 모성애, 책임감, 의지..그런 것들이 너무 강하다.
난 그런 엄마 밑에서 별 걱정 없이 살았다.
빈둥거리고 세상 물정 모르는 철부지로..살았다.
그래서 결혼도 못했다.
이미 안정감과 애정은 내 몸 속에 가득차 있었기 때문에
남자를 통해, 결혼을 통해 그런 것을 채우고자 하는 욕망이 없었다.
결혼하고 싶어하는 친구들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.
밥하고 빨래하는 삶이 뭐가 좋다고 결혼을 하나..
지금은 왜 그런지 안다.
부모의 울타리에서는 안정감이나 애정을 느낄 수 없었기에 더 좋은 울타리.. 더 단단한 울타리로 가고 싶어했다는 것을..
결혼을 잘 하면 그런 기본적인 욕구들을 채울 수 있으니까..
결혼해서 행복하다는 친구들을 난 아직도 부러워하지 않는다.
내가 한 사람으로서 받아야 될 사랑의 양은 이미 다 채웠기 때문이다.
엄마는 내가 짊어지고 가야될 십자가까지 대신 짊어지고 가려고 했다.
자식을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어한 엄마...
중국에서 유학했다고 말하면 어떤 사람들은 내가 동거라도 한 줄 안다.
근데 내가 중국에 있는동안 나에 대해 한 가지 깨달은게 있다면 그건 바로 내가 혼자 있는 걸 너무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것이었다.
남들은 연애하고 결혼할 나이에 난 혼자가 너무 좋아.. 이러면서 산 거였다.
참 행복했는데...(아직도 한심..ㅋ)
한국와서 사람들이 연애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놀랬다. 너무 집착해서..
나 때는 핸드폰이 없을 때라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를 못하고 계속 연인과 통화해대는 모습이 어찌나 갑갑해 보이던지..
집착이 사랑이라나 뭐라나..
이제 생각해 보니 그들은 왜 그리 통화를 해댔는지..
나는 왜 그리 결혼에 관심이 없었는지 알게 됐다.
어찌보면 우리 엄마가 날 잘못 키운 거겠지...
엄마가 돌아가시면 어떻게 하나..
얼마나 그리워할까..
가끔 그 생각을 한다.
그래도 난 엄마가 나에게 제공한 울타리 안에서 살 거라고 생각한다.
부모가 제공한 울타리가 바로 내 가치관이기 때문이다.
기독교에서 왜 사랑을 그토록 강조하는지 알 거 같다.
사랑만이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.
상담..심리치료.. 정신과 치료.. 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런 것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
진심으로 사랑받으며 사는 것이다.
아쉽게도 진심으로 자식을 사랑할 줄 아는 부모가 많지 않은 거 같다.
부모 노릇하는 거 많이 힘들겠지만..
자신들이 줘야 될 사랑은 주지 않고 공부 잘 해서 좋은 대학 들어가기만을 바라는 어리석은 부모가 너무 많다.
노무현을 보라..
문재인을 보라..
그들은 어떤 삶을 살았는지..
그들이 sky대학을 나왔는가.. 아니면 부모가 부자였나..
엄마의 기대에 난 부응하지 못했다.
생각해보면 어떤 거 하나 만족시켜드리지를 못했다.
체력까지 약하니..매번 걱정만 끼쳐드린다.
엄마에게서 독립했어야 했다.
근데 지금은 독립할 수도 없다.
나이가 많이 드셨다.
이제는 내가 챙겨드려야 하는데 내 몸도 약해 빠져서...
글이 두서가 없다.
그냥 쓰고 싶은데로 썼다.
비가 온다.
장마가 시작됐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