거울을 들여다 보면
잡티와 주름은 둘째 치고 모공 때문에 완전 미칠 거 같다.
거울도 잘 안 들여다 보지만 한 번 들여다 보기 시작하면 이게 귤껍질인지 피부인지 분간이 안 가니.. 좌절에 좌절을 거듭하곤 한다.
20대 젊은 애들도 피부과에.. 기능성 화장품에 ..피부에 그리 공을 들이던데..
탱탱 20대녀 왈 : 피부과에 그냥 맡기세요. 그럼 편해요.
아~~
그 때 처음 나도 피부과에 가고 싶다는 욕망이 꿈틀거렸다. (난 역시 욕망의 화신 ㅠㅠㅠ)
20대에 난 그 뜨거운 여름에도 로션 하나 달랑 바르고 북경의 거리를 쏘다녔는데
요즘 애들은 20대 부터 관리 들어가는구나 ㅠㅠㅠ
며칠 전에는 몇 년간 울 엄마와 내가 고수해 온 특정 상표의 화장품을 바꿨다.
가격도 너무 올랐고
아무리 좋아도 화장품은 그냥 화장품일 뿐..이라는 결론에 도달했기에..
그래서
새로운 화장품 사기 전에 인터넷으로 뭐가 좋은지 알아봤는데 로드샵 제품들도 꽤 좋다는 평가가 많아서 지하철역으로 향했다.
내가 뭘 좀 보고 있으니까 매장 언니가 와서는 그건 젊은 사람들 쓰는 거고 이쪽이 기능성이라면서 ㅠㅠㅠㅠㅠ
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기능성 아닌 걸로, 그냥 무난하게 쓸 수 있는 걸로 달라고 했다.
내 피부가 민감성도 아니니 저가의 화장품이 맞는 거였는데
그동안 뭘 그리 한 상표만 고집해 왔는지...
사람은 나이 들수록 버릴 건 버리고 갈 줄 알아야 한다.
새로 산 화장품은 지금 내 화장대 위에서 당당히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.
역시 싼 게 좋고 편하다.
쇼윈도에 비친 나이 든 내 모습이 낯설지만
그래도 어쩌겠는가
스스로 맘 달래가며 살아야지...